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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증폭시키는 BGM, 조화 , 메시지를 강화하는 도구

by secretmoneyrecipe 2025. 4. 6.

사랑받는 드라마 BGM인 아이유의 '마음을 드려오' 앨범 사진.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특정 장면에서 마음이 저릿해지고, 눈물이 맺히며, 때로는 감정이 북받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의 물결은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 카메라 워크, 미장센 등의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소리’가 존재합니다. 바로 배경음악(BGM)입니다. BGM은 장면의 분위기를 이끌고, 캐릭터의 감정을 대변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 속 배경음악이 어떻게 장면을 완성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또한, BGM이 가진 감정적 파급력, 특정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 선택의 전략, 그리고 주제와 음악이 일치할 때 만들어지는 강력한 시너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감정을 증폭시키는 BGM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은 대사의 공백을 메우고, 시청자의 감정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BGM은 결정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피아노 선율이 잔잔히 흐를 때, 단지 대사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의 떨림이 음악을 통해 전달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의 경우, 주인공 지우가 복수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묵직한 비트의 전자음악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러한 음악은 지우의 내면에 도사린 분노와 고독함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반대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클래식이나 미니멀한 재즈풍의 BGM을 활용하여 주인공의 천진난만함과 특별한 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BGM은 드라마의 장르나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며,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시청자가 보다 생생하게 공감하도록 돕습니다. 특히 감정의 전환점이나 서사의 전개가 급변할 때, 음악의 박자나 톤이 함께 변화함으로써 장면에 입체감을 부여합니다.

장면과 음악의 절묘한 조화 

드라마 제작자들이 BGM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좋은 음악’이 아닌, ‘어울리는 음악’을 고민합니다. 한 장면의 분위기,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 대사의 리듬, 그리고 전체 서사에서 이 장면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여 음악을 정밀하게 배치합니다.

예컨대 <도깨비>에서는 중요한 감정 장면마다 등장하는 ‘Beautiful’이나 ‘Stay With Me’ 같은 OST가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장면의 상징으로 기능했습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작품의 테마를 극대화한 것입니다. 특히 ‘첫사랑’이나 ‘죽음’ 같은 추상적 개념을 다룰 때, 음악은 그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촉매제가 됩니다.

이와 달리 <D.P.> 같은 리얼리즘 중심 드라마는 음악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드문 음악 삽입이 더욱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시청자는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음악이 갑작스레 들어설 때, 이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집중하게 됩니다.

한편, 복고풍 BGM을 활용한 드라마들도 많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그 시절 인기 곡을 자연스럽게 삽입했습니다. 이는 시청자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주제와 음악의 일치 – 메시지를 강화하는 도구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이 일치할 때, 시청자는 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 음악은 단순한 감정 전달을 넘어서, 작품의 핵심 주제를 설명하고, 인물의 운명을 암시하며, 결말의 여운을 오랫동안 남기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에서는 죽음을 다루는 장면에 ‘Rain and You’라는 곡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곡은 상실과 애도의 감정을 담담하게 그리며, 드라마의 전체적 분위기와 조응합니다. 시청자는 음악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극 중 장면과 감정을 떠올리게 되는, 강력한 심상 연결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아저씨>에서는 주인공들의 외로운 삶을 표현하는 데 저음의 잔잔한 사운드가 중심이 됩니다. 이는 삶의 무게, 고독, 그리고 인간적인 연민을 설명하는 드라마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음악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넘어, 드라마의 철학적 메시지까지 함께 품습니다.

특히 엔딩 장면에서 음악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마지막 장면이 주는 인상은 대부분 BGM과 함께 결정됩니다. 장면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기고, 시청자가 드라마를 곱씹게 하는 데는 음악이 큰 몫을 합니다. 때문에 좋은 BGM은 단지 들을 때 좋은 음악이 아닌, 보고 나서도 기억되는 음악입니다.